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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드라마 영화 리뷰

넷플릭스 지옥 결말 해석

by 아련한 2021. 11. 27. 05:33

지옥의 사자들에 의해 선고를 받고 죽임을 당하는 초자연적 현상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을 감상했습니다. 부산행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고 유아인과 김현주 배우가 등장하는 지옥의 결말과 해석에 대해서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결말 해석

목차
1. 지옥 간략 줄거리와 결말 이야기.
2. 지옥 결말 해석.
3. 드라마 지옥 시즌2 정보.

 

 

넷플릭스 지옥 결말

간략 줄거리와 결말 이야기.

 어느 날부터 고지와 시연이라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고지와 시연은 천사라 불리는 존재가 불특정 한 대상에게 죽을 시간과 날짜를 예고하고, 그 예고된 시간이 되면 지옥의 사자가 등장하여 그 대상을 죽이는 현상입니다.

 드라마 지옥의 1~3화 까지는 이 현상을 신의 의도와 결부시키며 새진리회를 만든 정진수 의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다뤄지고, 4~6화는 새진리회의 세력과 '죄를 지은 인간만이 고지를 받는다'라는 교리가 널리 퍼진 4년 후의 세상을 배경으로, 죄를 지었을 리가 없는 신생아가 고지를 받게 됨으로써 일어나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6화의 마지막 내용은
고지 받은 자신의 아이를 시연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아기의 부모인 배영재와 송소현은 지옥의 사자들이 내뿜는 지옥불 앞에서 아이를 감싸며 대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이 모든 모습을 보았던 사람들은 비로소 새진리회의 거짓을 깨닫게 되며, 부부를 돕던 민혜진 변호사는 살아있는 아이를 안고 새진리회를 피해 택시를 타고 빠져나가 됩니다.
 장면이 전환되고, 4년 전 시연을 통해 죽임을 당했던 박정자의 시신이 갑자기 재생되기 시작합니다. 사라졌던 팔과 다리, 피부 등이 돌아오며 박정자는 부활하게 되고 지옥의 이야기는 끝나게 됩니다. 

 

넷플릭스-지옥-비하인드-컷

 

 

결말 해석

고지와 시연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드라마 지옥을 끝까지 보고 나서 몇 가지 궁금증이 떠올랐습니다.

  • 첫째, 천사와 지옥의 사자들은 그래서 무엇인가?
  • 둘째, 아기 튼튼이는 왜 살아남았을까? 또는 아이가 살아남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 마지막으로 박정자의 부활이 뜻하는 바는?

영화, 드라마를 보고 떠오르는 저마다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그 작품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궁금증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천사와 지옥의 사자들.

처음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부터 가장 큰 관심과 이목을 끌었던 소재는 지옥의 사자들과 천사의 등장이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지옥을 보신 분들은 주인공들이 천사와 사자들이 가진 정체와 비밀을 파헤치고 이들이 벌이는 폭력적인 악행을 막는 판타지적 스토리를 기대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이런 판타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인간들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이 드라마의 평가를 극과 극으로 갈리게 한 요소였을 것입니다.

 

지옥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맞이할 때, 그것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천사와 사자라는 요소는 그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었을 뿐이고, 그 정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작품을 만든 연상호 감독도 그 정체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하튼 작가는 시청자들이 지옥의 사자들과 천사의 정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그 현상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행위들, 인간의 두려움을 이용하여 권력을 획득한 종교단체와 그것에 편승해 폭력을 정당화하는 자들 그리고 그 종교를 막으려는 자들과의 대립 등,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인간들의 대립과 본능적인 이야기에 더 집중하기를 원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천사와 지옥의 사자들에 대한 정체를 전혀 다루지 않았고, 심지어 극 중에서 그 정체를 궁금해하는 인물조차 등장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지옥의 사자들과 천사의 정체는 알 수 없으며, 향후 시즌 2에서 다뤄지거나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겨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일련의 행위들이 아닌 천사와 사자의 정체에 집중한 시청자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드라마 지옥이 연출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살아남은 신생아 튼튼이의 의미.

지옥의 사자가 신생아의 죽음을 완성하지 못한 장면은 신의 불완전성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신이라 믿고 있던 존재가 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일으키는 장치이며, 알 수 없는 현상에 대해 신이니 천사니 하는 개념을 갖다 붙인 인간들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또한 신생아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신생아의 부모가 신의 의지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자율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작품 내에서는 인간이 선을 행함에 있어 신의 의지와 인간의 자율성이라는 가치의 대립을 지속적으로 보여줍니다. 인간의 자율성만으로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으니 신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그렇게 실현된 정의를 진정한 정의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대립.
연상호 감독은 택시 기사의 '인간들의 세상이니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라는 대사와 신생아 부모의 행동을 통해 인간의 정의는 신의 의지가 아닌 인간에 의해 실현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해석으로
부모의 사랑이 신의 의지보다 강하다는 뜻을 보여준다는 의견,
그리고 눈 내리는 겨울 그리고 아기를 덮는 담요를 통해 예수를 은유적으로 표현했거나, 신의 개입이 불가능한 메시아의 모습을 나타내는 듯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박정자의 부활.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박정자가 현세로 부활하는 장면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합니다. 

 

1.

일단 가장 흔하게 보이는 해석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지옥 그 자체이기 때문에, 박정자는 부활한 것이 아닌 이제 막 지옥과 같은 현세로 떨어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는 박정자와 튼튼이에게 천사가 고지할 때, 대사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박정자에게 고지할 때는 "너는 5일 후 15시에 죽는다. 그리고 지옥에 간다"라고 고지를 했고,
튼튼이에게 고지할 때에는 "송소현의 아기, 너는 3일 후 21시 30분에 지옥에 간다."라고 고지를 했습니다.
'죽는다'라는 단어의 유무로 인해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박정자는 시연으로 죽었고 지옥(=현실 세계)으로 가기 위해 부활한 것이고, 튼튼이는 시연으로 죽지 않았고 지옥에 남아있게 된 것이다.


만약 이 해석대로 시즌2가 진행된다면 새진리회의 유지 사제가 경찰에게 잡혀가며 외친 종말과 같은 상황이 펼쳐지며,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온 시간 중 가장 지옥 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튼튼이의 생존과 박정자의 부활은 기존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아포칼립스 세계로 변화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다른 해석으로는 지옥의 규칙입니다.
지금까지 지옥의 사자들은 한 번의 시연에 한 명의 사람만을 지옥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기를 지키기 위해 부모가 동시에 희생을 하였고 이는 한 명이라는 규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신은 지금까지 지옥에 데려간 시연자들 중 한 명을 부활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시연자들 중 왜 박정자인가?'라는 의문엔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저는 가장 손상되지 않은 시체였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3.

또 참신하다고 느꼈던 해석으론
천사가 이야기하는 지옥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평생 머물러야 하는 지옥이 아닌, 일정 기간 머물렀다가 돌아오는 장소라는 해석과,
시연과 고지가 어떤 의도도 없이 일식이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로서 등장했듯이, 박정자의 부활 또한 어떤 의미도 없는 자연현상일 뿐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넷플릭스-지옥-박정자-부활
넷플릭스-지옥-박정자-부활

 

 

그리고 시즌2.

마지막 쿠키영상처럼 등장한 박정자 씨의 부활은 원작에 없는 드라마 오리지널 스토리입니다. 

넷플릭스 지옥의 스토리와 연출은 전반적으로 동명의 원작 웹툰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의 오리지널 스토리의 등장은 시즌2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연상호 감독의 인터뷰에 의하면 현재 지옥 시즌2를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드라마의 시즌2는 아니고, 웹툰 버전의 시즌 2를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최규석 작가와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영상화는 그 뒤에 생각해 본다고 하네요.

 

 

이상으로 초자연적 현상을 인간이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해석을 독점적으로 차지하며 폭력이든 권력이든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태도를 비판한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결말과 해석에 관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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