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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드라마 영화 리뷰

경찰수업 정주행 결말과 범인에 대한 단상

by 아련한 2021. 10. 31. 18:25

지난 10월 5일 종영한 16부작 드라마 경찰 수업을 지난 주말 동안 정주행 했습니다. 초반부터 엄청난 유치함을 보이면서도 진지한 수사물의 감성을 잃지 않은, 그러면서 풋풋한 설렘까지 느끼게 했던 범죄, 수사 드라마 경찰수업의 후기와 범인에 대한 단상을 포스팅했습니다.

 

 

경찰수업 정주행 결말과 범인에 대한 단상

 

경찰수업 후기와 결말 

강력계 형사와 불법 해킹을 저지른 해커로서의 첫 만남. 그리고 경찰 대학의 교수와 학생이라는 새로운 관계. 이런 둘의 불협화음이 조금씩 맞아 들어가며 서로를 위하는 파트너가 되는 과정. 드라마 경찰수업은 이제 막 성년이 된 젊은 청년의 성장극이자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 형사의 성장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허무주의에 빠져있던 청년의 성장 드라마답게 지극히 소년 만화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랑을 느끼고, 목표와 꿈을 찾고, 그 과정에서 상처받고 상처 주기도 하면서 삶의 방향과 태도를 결정해 나가는 과정은 다소 유치하지만 그 유치함 속에 20대 청춘의 모습을 잘 담아냈기에 경찰수업을 보면서 설레고 두근거렸습니다.

 

스토리

초반부의 유치함은 중반으로 갈수록 사라지며 조금씩 진지함이 묻어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유동만의 후배가 습격당하는 장면이나 오강희의 엄마가 불법 사이트 조직과 연결되는 장면은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여 주었습니다. 이런 긴장감은 11화 엔딩과 12화 초반으로 이어지는 장면들, 용의자들이 교차되며 클로즈업되다가 유동만 형사를 중심으로 모이는 연출로 더욱 멋들어지게 표현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인이 드러나고 결말로 이어지는 과정 또한 좋았습니다. 주인공 강선호는 극이 진행되며 성장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게 됩니다. 첫 화에 본인이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를 자신의 신념에 맞게 행동하며 마지막 화에 마무리 짓는 모습은 드라마 경찰수업이 전하고자 하는 큰 주제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마지막 엔딩까지의 분량 조절이 좀 아쉬웠습니다. 보통의 드라마는 마지막 화에 큰 줄기의 끝을 맺고 30분 정도의 분량을 후일담 형식으로 보여줍니다. 그에 반해 경찰 수업은 15화 초반에 이야기의 끝을 마무리 짓고, 1화 반의 분량을 뒷이야기에 쏟아붓습니다. 덕분에 15~16화는 다소 김빠진 기분으로 시청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캐릭터

두 주인공이었던 차태현과 진영의 캐릭터도 좋았지만, 이종혁이나 홍수현 배우가 표현한 캐릭터도 너무 좋았습니다. 홍수현 배우의 경우 차갑고 까탈스러운 이미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순진하고 푼수 같은 모습이 너무 귀엽고 잘 어울려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강선호의 주변 인물들이 보여준 캐릭터도 좋았습니다. 정수정 배우가 보여준 오강희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 주변 친구들 캐릭터 또한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동만 교수를 구하기 위해 경찰대 학생들이 뭉쳐 의기투합하는 에피소드는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좀 더 많은 비중으로 메인 스토리에 영향을 끼쳤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연기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았습니다. 다만 차태현 배우의 초반 연기는 상당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건 차태현 배우의 전작이었던 번외 수사를 볼 때도 들었던 생각입니다. 대부분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함에도 매번 어색함이 느껴지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극의 유치함에 어색한 연기까지 묻어 중도 하차를 고려할 정도로 드라마 보기가 힘들었지만, 다행히 2~3화가 지나가면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경찰수업 범인에 대한 단상

스포 가득 담겨 있는 글입니다. 
드라마 경찰수업은 범죄에 대한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했더라도 그것이 범죄라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착한 범죄는 없다. 그러니 저지른 죄에 대해선 벌을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죄에 대한 처벌을 받고, 또 스스로의 잘못을 진정 뉘우쳤다면 얼마든지 용서받을 수 있다.'라는 교훈을 남깁니다. 

 

경찰수업의 숨겨진 범인이었던 서상학 교수는 선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경찰대학교수로서 책임과 의무를 지키려고 하며, 사려 깊고 배려심 넘치며 학생들을 위할 줄 아는 교수입니다. 심지어 서 교수가 저지른 불법 행위조차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경찰과 그 가족들의 처우 개선이라는 선의였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더 악질적인 범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등장하는 최종 보스들은 스스로를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대의가 있고 정의가 있습니다. 영화 어벤져스의 타노스는 과도하게 많은 생명체가 우주를 망친다는 이유로 인구의 절반을 날립니다. 그것의 그의 정의였기에, 어벤져스의 대결은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신념과 신념의 싸움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상학 교수는 그 스스로 잘못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도박사이트의 폐해를 알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금전을 취득한 것이 아니었을 뿐, 자신의 욕망을 공익이라 포장하고 채우고 있었을 뿐입니다.

 

꽤 오랜 기간 운영해온 도박 사이트이기에 여전히 피해자는 존재할 것이고, 여전히 고통받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벌을 받았다고, 또 진정으로 죄를 뉘우쳤다고 해서 용서받을 수 있는지, 경찰수업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동정받을 여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총평

평점: ★★★☆

진지하고 폭력적인 수사물보다 가볍고 유쾌한 수사물을 좋아하신다면, 풋풋한 청춘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면, 배우 정수정을 좋아하신다면 드라마 경찰 수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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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수업-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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