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독서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인문 문유석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최근 독서모임 단톡방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가 좀 줄어든 듯하여
책 추천도 받고 단톡방 활성화도 할 겸 회원들에게 주로 어떤 종류의 책을 읽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경제나 주식 관련 책을 주로 읽는 분도 계시고 철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도 계시고
또 어떤 분은 여건상 직업과 관련된 전문 서적만을 읽어야만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또 에세이나 소설 분야를 다양하게 읽는 분도 있었는데 그분이 현재 읽고 있는 책과 앞으로 읽을 책 등을 다양하게 추천해주었습니다.
그중에 문유석 판사의 쾌락독서를
인생에 있어서 가져야 할 생각이나 가치관에 대한 확신 등을 많이 얻어서 좋은 책
이라는 짧은 감상과 함께 추천해주셨습니다.
판사가 책도 쓰고 드라마도 집필한다니!!! 굉장히 독특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함께
판사의 책 읽기는 어떨지, 직업상 수많은 문서를 다루면서 수많은 글을 읽는 판사에게 독서란 행위는 어떤 존재인지 궁금증이 일어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접해 본 문유석 작가님의 글은 읽기가 편했습니다.
근엄한 판사의 글이라기보다는 그저 책 좀 읽는 동네 형이 쓴 글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특히 슬램덩크라던가 순정만화, 김용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같이 카페에서 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 년 전 친구와 만화나 무협지에 대한 이야기 하던 중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이런 이야기를 할 친구가 점점 줄어든다는 슬픔(?)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책에서 이렇게 진지하게 만화와 무협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그것도 판사씩이나 되는 사람과) 뭔가 같이 이야기 나눌 친구 한 명 찾은 기분이 살짝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쾌락 독서>가 만화와 무협지를 통해 쾌락을 느꼈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저 문유석 작가의 책에 대한 기억들 중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한 4% 정도...
하지만 자신의 독서경험을 이야기한 책에 굳이 슬램덩크와 순정만화 그리고 김용의 소설을 언급했다는 것은 문유석 작가에게 책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알려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p10 에필로그
언제나 내게 책이란 즐거운 놀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심심해서 재미로 읽었고, 재미없으면 망설이지 않고 덮어버렸다. 의미든 지적 성장이든 그것은 재미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얻어걸리는 부산물에 불과했다.
쾌락독서는 작가가 살아오며 읽었던 책과 관련한 추억과 느낌, 생각 등을 표현한 책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한 생각에는 책에 대한 감상뿐만 아니라 삶을 마주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한 사람으로서 생각하는 삶의 태도, 판사로서 생각하는... 또는 아버지로서...
이 책의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이런 태도에 관한 이야기들이었고,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편은 '나는 간접경험으로 이루어진 인간이다'였습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노력하지 않는 삶,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물 흐르는 듯 살아가는 삶은 모두 악일 수 있다는 것.
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어쩌면 최근 읽고 있는 책이 나와 타자와의 관계를 조금 다루기에 이런 주제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여하튼 굉장히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인데 생각은 많아지고 마음은 무거워지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책들을 언급하는데, 책을 읽다 보니 마치 이 책들을 추천받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언급된 책들 중 몇 권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올려 두었는데, 아무래도 소설이 많이 언급된 만큼 소설을 중심으로 골라봤습니다.
천명관 <고래>
김언수 <설계자들>
한강 <소년이 온다>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많은 사람들이 실행이 어려워서 그렇지 책을 꼭 읽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책을 일처럼 또는 반드시 깨야할 미션처럼 읽으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문유석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독서란 원래 즐거운 놀이다. 세상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 따위는 없다.
<쾌락독서>는
책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에게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대할 수 있게끔 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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