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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후기

by 아련한 2021. 7. 8. 01:33

 

공정하다는-착각-6장-표지
공정하다는-착각-6장-표지

마이클 샌델 <공정하다는 착각> 후기

마이클 샌델의 도서 중 가장 처음 읽은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였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에서 '10년 전 베스트셀러 중 선택해보자'라는 주제로 인해 선택된 책이었죠. 
꽤나 어려운 책이었음에도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샌델이 펼치는 논리적인 주장이나 반박에 반박을 펼치는 다양한 사례들은 분명 매력적이었으며,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정의에 대해 진지한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마이클 샌델이 쓴 책의 장점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운 관점에서의 문제 제기와 사회적 이야기들은 좀 더 나은 세상은 어떤 세상이어야 하는가? 에 대한 저의 생각을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정의란 무엇이가>가 그랬고 뒤이어 읽었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그리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정하다는 착각> 또한 그럴 것이라는 기대에 마이클 샌델의 신간을 읽게 되었습니다.

 

 

공정하다는 착각 인상적인 내용

p15
정치를 잘하기 위해 기술관료적 전문가들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시민적 덕성이 요구된다. 공동선에 대해 숙고하고, 모든 면에서 시민들과 일체감을 갖는 능력 말이다. 지난 역사를 보면 정치적 판단 능력과 엘리트 대학 진학 능력 사이에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학력이 떨어지는 자들보다 '가장 뛰어나고 가장 똑똑한 자들'이 정치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능력주의적 교만에 기초한 허구다.

명문대라고 해서 특별히 정치에 필요한 학문을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막연히 명문대 졸업생이 더 나은 정치를 보여줄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을 했습니다. 한 편으로는 정치인들을 보면 개인으로 보면 진짜 똑똑한데 뭉치면 멍청하다는 이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p52
일정한 재능의 소유(또는 결여)를 순전히 각자의 몫으로 봐도 될까?

재능은 분명 우연히 획득하는 것입니다. 순수하게 재능의 영역으로만 평가한다면 각자의 몫으로 봐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재능을 갈고닦는 것은 분명 개인의 노력입니다. 또한 이 재능으로 사회에서 큰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많은 시간을 재능의 발전을 위해 투자해야만 합니다. 
재능을 소유함은 각자의 몫으로 봐서는 안되지만 갈고닦은 재능은 어느 정도의 각자의 몫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70
능력주의 논쟁은 구원을 논의할 때 다시 기독교에서 등장한다. 신앙이 독실한 사람은 교리를 따르고 선행을 함으로써 구원을 얻어낼 수 있는가, 아니면 오직 신이 각자의 생활 태도와 상관없이 구원받을 사람을 자유롭게 선택하는가? 첫 번째가 더 정당해 보인다. 권선징악의 틀에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학적인 문제가 있다. 신의 전능함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구원이라는 게 우리가 노력해서 얻는 것이며 따라서 받아 마땅한 것이라면 신은 거기에 얽매이게 된다. 말하자면 우리의 능력을 인정해야만 하게 된다. 구원은 적어도 어느 정도는 '스스로 구제한다'는 의미가 되며, 따라서 신의 무한한 힘에는 한계가 생기게 된다.

우리에게 있어 정의가 신에게도 정의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여 신이 존재하고 신의 구원이 행해진다면 신의 자유에 의해 그 대상이 정해질 것 같습니다.

 

p112
우리 삶에 대해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이 크면 클수록 우리 삶의 결과에 대해 찬양하거나 비하할 소지 또한 커진다.

저자는 이런 폐해가 능력주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6장은 능력주의에 관한 미국의 대학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읽는 동안 한국의 대학 현실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다 느꼈습니다. 아니 오히려 신분 상승의 도구로서 대학을 대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뒤늦게 미국이 따라오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능력주의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다 하여 모든 것이 평등한 사회를 꿈꾸지 않습니다. 다만 재능과 능력으로 얻은 성공이 행운 덕임을 인지하고 겸손함을 가지며,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사회적 연대와 시민의식 강화에 기여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공정하다는 착각 감상

저는 능력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능력주의 사회가 곧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 능력이라는 것이 운에 의해 분배된다는 것, 또 그 능력을 개발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 또한 내가 선택할 수 없다는 것, 또 가진 능력에 많은 보상을 주는 이 사회 또한 우연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 다는 저자의 생각을 통해 능력주의 사회가 공정함과 정의로움을 동반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어떤 사회가 정의로운 지는 저마다 다른 기준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신만의 기준에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더하고 싶은 분들, 또는 능력주의 사회가 어떻게 공정하지 않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지신 분들, 또는 능력주의 사회보다 더욱 공정한 사회를 원하시는 분들, 모두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정하다는-착각-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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