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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장강명 <댓글부대>

by 아련한 2021. 8. 2. 22:48
댓글부태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한국소설


장강명 지음


출판사 은행나무

 

얼마 전 후기 올렸던 <쾌락독서>를 추천해준 분이 추천해준 또 다른 책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 자체를 추천했다기 보다는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추천했는데

술술 읽히면서도 시사하는 바, 주제의식을 이야기 속에 잘 녹여놓는 작가라는 평과 함께 추천해주었다.

 

장강명작가에 대한 아는 바가 전혀 없어 인터넷으로 좀 찾아봤는데

'요즘 책방'에 나왔던 선한 이미지의 남성분이었다. 요즘 책방을 보면서 저 사람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했었는데 이런 소설을 쓰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최근에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드라마든 이야기를 보거나 읽지 못해 이야기에 대한 갈증이 있던 와중에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장강명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읽어보기로 했다.

 

작가의 여러 작품들 중에 댓글부대를 고른 이유는 적당히 얇은 두께와 제목의 특이함 때문이었다.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작품이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이었는데 이 책의 제목은 어떤 소재로 어떤 종류의 내용을 보여줄지 혼자 상상해보는 것이 가능한데 이 '댓글부대'는 그 내용을 전혀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댓글부대 후기

책 읽는 내내 온전히 책에만 집중했을 정도로 몰입감 있는 소설이다.

 

소설 댓글부대는 팀-알렙의 멤버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로부터 댓글조작을 의뢰받아 그것을 실행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을 묘사하는... 특히 댓글 공작을 펼치는 과정은 너무나 세세하고 현실적이라 그리고 너무 빈틈없어 보여서

마치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사실을 그대로 가져다 소설로 쓴 것만 같았다.

작가의 현실적인 상상력과 복잡한 과정을 술술 읽히게 하는 표현력이 인상적이었다. 

 

소설 댓글부대가 인터넷 여론을 주제로 다루는 만큼

커뮤니티 내에서의 여론과 정보 그리고 그 편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도 했다.

'인터넷은 취향과 성향 중심으로 모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공간보다 편향된 정도가 훨씬 심하다'는 소설 속 인물 이수철의 말처럼 커뮤니티 내에서 그 성향과 반대되는 정보는 수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며 또한 중립적인 성격의 정보라 할지라도 그것을 해석함에 있어서 역시 편향적인 경우가 많다. 특정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다보면, 그저 웃긴 글이나 보고 약간의 정보만 얻으려 방문한다 해도 그 커뮤니티가 가진 성향과 사상들이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전에 이런 글을 본적이 있다.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되었나?'

이렇게 비판없이 무의식적으로 스며들어버린 생각을 내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나자신을 합리적이라고 믿고 있지만 내 생각은 결국 세뇌당했다고 말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밖에도 노인이 스스로의 정의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나

자격지심을 가진 주인공들이 열등감 해소를 위해 여성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모습들은 약간의 동정심과 씁쓸함과 더러움과 그로 인한 불쾌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지 않더라도 

소설 댓글부대는 충분히 매력적으로 쓰여진 글이기에 단순히 가볍게 재밌는 소설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만족스런 소설이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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