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헤이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조금 다른 후기

아마존 30주 연속 베스트셀러이자 국내에서도 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었던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새로운 삶과 기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후기와 감상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매트 헤이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조금 다른 후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정보

[책 정보]

1. 분류 - 영미 소설

2. 장르 - 판타지

3. 작가 - 매트 헤이그 | 노진선 옮김

4. 출판사 - 인플루엔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독서 후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독서 계기.]

지난여름 즈음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함께 비슷한 느낌의 소설이 소설 부분 베스트셀러에 올랐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재미있게 본 편이었고, 또한 책의 표지가 몽환적이고 제목이 예뻐서 관심이 갔다. 하지만 평소에 외국작가의 소설보다 국내 작가의 이야기를 좋아하던 터라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는 소설은 한두 번 휘리릭 넘기고 스쳐 지나는 소설이 되었다. 

 

 그러다 최근에 이 책을 두 번째로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인생의 두 번째 기회'라는 문장 때문이었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두 번째 기회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노라에게 건네주는 기회는 달랐지만... 어쨌든 최근 내가 겪은, 아니 겪고 있는 몇 가지 일과 상황들은 후회라는 단어와 '다시 한번'이라는 간절함을 소망케 했고 그래서 '두 번째 기회'라는 문장은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대리 만족이란 정신승리의 중요한 요소이니깐. 나는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 대한 사소한 생각들

작가의 자화상일 수도.

불안장애와 우울증으로 인해 절벽 끝에서 죽음을 생각했던 작가 매트 에이그. 그의 그런 경험 때문일까, 그의 이야기 속에는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정의가 담겨있다. 어떻게 보면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 나오는 주인공 노라는 작가의 힘들었던 20대를 상징하는 캐릭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행우주.

평행우주. 내가 선택 가능했던 모든 기회들. '나'의 인생은 그 기회들을 하나씩 시간순으로 모아 만든 삶인 것이다. 우주 그 어딘가엔, 다른 선택을 했던 무한한 '나'가 있겠지. 무한한 '나' 중에선 언제나 최선의 선택만을 한 '나'의 인생 또한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최대치!! 그곳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뭐 반대로 최악의 선택들을 모아 만든 최저의 '나' 또한 존재하겠지만...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이야기는 가지지 못한 최고의 인생을 부러워하거나, 떨치지 못한 미련을 한탄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노라가 경험한 삶들을 따라가다 보면 포기했던 꿈과 미련 남는 선택들이 떠오르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그 순간의 그 선택들. 그리고 좀 더 나은 '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내용 중에 <후회의 책>이 타버리는 장면이 있다. <후회의 책>이 다 타고 없어지면 후회했던 일들을 더 이상 후회하지 않게 될까? 또는 최선의 선택만을 해, 최고의 삶을 살고 있는 '나'는 후회하는 일이 없을까?

 무한대의 '나'가 존재하더라도 최선이든 최악이든 후회하지 않는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다. 후회는 언제나 '나'와 함께 할 것이다. 

 그렇지만 노라의 자살시도가 오빠와 화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듯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듯이, 과거의 후회가 언젠간 기쁨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의 그 후회스러운 선택을 잘했다고 칭찬해줄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과거의 선택에, 과거의 후회에 얽매이지 말자.    

 

 

 

주인공 노라에 대한 불만

 주인공 노라의 인성은 이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다. 그녀는 다양한 재능과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인물이다. 음악과 소설 같은 예술적 재능이 있으며, 육체적 능력은 최상위권에 속한다. 당연히 공부머리도 뛰어나다. 철학에 관심이 있고 그 사상에 대해 공부도 좀 한 편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생각은 없는 인물이다. 회당 25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강연료를 받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코 앞인데, 그 일에 대한 걱정과 준비는 1도 안 하더니, 무대 직전에 공황장애 같은 말이나 하고 있는 인물이다. 상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하는 말이 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음에도 일단 말하고 본다. 왜냐하면 내가 궁금하니까. 또 오래된 과거에 갑작스럽게 비판하고 단적인 일로 상대를 비난하고 비판하고... 나쁜 인물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을 절로 피곤하게 하는 성격이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왜 그녀를 선택했을까?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기억에 남는 문장]

자업자득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p308

노라가 정말로 힘들었던 이유는 사랑의 부재였다. 
p353

 주인공 노라는 불행했다. 그것은 사랑을 받거나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사랑을 줄 사람이 없었고, 그녀로부터 사랑을 받을 상대 또한 없었다.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주인공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왜였을까? 

 보통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의 안쓰러움과 불행에 동정을 느끼고 그 상황이 어서 개선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은 언제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노라의 이야기에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대신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자업자득.

 

 때론 사소한 오해와 다툼으로 관계가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녀의 관계들은 그런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우연한 일이나 실수가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그것은 우연이나 실수가 아니다. 주변의 모든 인물들과 관계가 어그러졌다면 그것은 한순간 잘못된 선택이나 사소한 오해로 발생한 일이 아니다. 분명 그것은 필연일 것이다. 더군다나 그녀는 자신의 삶과 선택을 희생당했다고 여기기도 한다. 다시 한번 같은 생각이 든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왜 그녀에게 그런 소중한 기회를 주었을까?

 

노라의 삶을 동정한다면, 유일한 이유는 그 좋지 않은 모든 상황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하지만 그것 또한 필연일 것이다.

 

 

한줄평

평점 ★★★☆

판타지 세계를 통해 전하는 '살아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 그리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 후회를 다루는 법에 대한 이야기.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표지 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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