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6월에 발간되어 몇 달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위치했던 정유정 작가의 신작 소설 완전한 행복을 읽고 난 감상과 후기를 적어보았다.
정유정 완전한 행복 후기
책 간략 소개
[책 정보]
1. 분류 - 한국 소설
2. 장르 - 서스펜스 스릴러 / 공포
2. 작가 - 정유정
3. 출판사 - 은행나무
[이야기의 모티브]
책의 끝에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이야기의 모티브는 고유정 사건이다. 작가가 이렇게 언급하지 않았더라도 책을 읽다 보면 (감자탕에 대한 검색어나 수면제, 의붓아들과 같은 이야기들 등) 고유정 사건과 많이 겹쳐진다는 생각이 난다. 하지만 이야기를 태동시킨 배아이긴 하나, 그 밖의 요소들(플롯, 인물, 시공간적 배경, 서사 등)은 모두 허구라고 책 끝에 밝히고 있다.
완전한 행복 - 독서 후기
[완전한 행복 독서 동기]
5년 전쯤 별생각 없이 골라 읽었던 소설책 한 권 있었다. 마치 전설적인 살인마의 프리퀄을 보는 듯한 그 이야기 책은 사이코패스의 심리를 너무나 그럴듯하게 표현하였고, 그로 인해 유명한 살인자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처음으로 접한 정유정 작가의 책은 매우 강렬하였으며 그녀의 책을 늘 찾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정유정 작가는 주로 무겁고 어두운 느낌의 소설을, 악에 대한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한다. 그런 그녀가 그리는 악은 어떤 행복을 찾고자 하는지, 악이 원하는 행복의 무결함이란 무엇이고 어떤 방식과 행동을 통해 행복함을 이룰 수 있을지, 그리고 행복을 이야기하는 다른 소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에 대한 궁금함과 함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완전한 행복 독서 감상]
500쪽이 넘는 책은 그것이 소설이든 다른 어떤 장르든 간에 읽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그런 부담스러움은 읽어갈 때마다 줄어드는 페이지에 대한 아쉬움으로 변하고 만다. 그만큼 소설 완전한 행복은 긴장감 넘치며 몰입도 있는 소설이다.
처음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할 때, 누군가 이 소설 초반부에 대한 감상을 물어봤다면 난 숨도 안 쉬고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미치도록 "숨 막히는 소설"이라고. '유나'라는 핵심인물로부터 퍼져나가는 옥죄는 상황과 인물들의 심리는 고구마 같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뭐랄까... 잘못을 저지른 이등병이 깜깜한 방 안에서 욕과 처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암튼 PTSD가 올 것만 같은 상황을 너무나 생생하게 그리고 너무나 상상하기 쉽게 묘사한 정유정 작가가 진심으로 대단하다 느껴졌다.
책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책의 제목과 같이 완전한 행복을 꿈꾸는 한 인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원하는 그런 행복을 가지기 위한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 한 선택에 관한 이야기. 바로 직전에 읽었던 소설이 정말 가볍게 행복에 대해 고민하는 책이었기 때문인지 소설 완전한 행복이 다루는 행복은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다.
유나는 자신의 생각을 옳음이라 여기며, 옳음을 벗어난 것들을 다시 옳게 하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이 이야기한 뺄셈이고 행복의 방법이니깐. 결국 소설이 이야기하는 완전한 행복이란 타인을 복종시킴으로서 얻는 나만 온전히 행복한 행복이다. 한 존재의 행복을 위해 주변의 타인은 복종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 옮음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벗어났다면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 지점에서 든 생각은 타인을 고려한 행복이다. 타인을 배제한 행복은 행복할 수 없다. 타인의 자유를 빼앗는 행복은 행복할 수 없다.
[완전한 행복 기억에 남는 글]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이 이야기를 하는 '유나'라는 인물은 스스로를 완전한, 무결한 혹은 가장 근원적 행복에 위치한 존재로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나란 존재는 완벽하지만 주변의 인물과 상황들이 덕지덕지 붙음으로써 불완전한 존재가 되어가는 존재, 그래서 그런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함으로써 완벽을 추구하는 존재. 결국 유나에게 있어 행복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다뤄야 하는 문제이며, 이런 문제가 가장 강렬하게 얽히는 것은 사랑일 것이다.
유나가 비슷한 성격의 남성을 만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자신에게 빠진 호구 같은 남자들이 다루기 쉽기 때문에...
한줄평
평점 ★★★★☆
올해 읽은 가장 흡입력 강한 소설. 단점이라면 읽은 뒤 약간의 찝찝함이 남는다는 것.
그 밖의 추천 도서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인문학적 감성이 느껴지는 SF소설
★★★☆ <지금 만나러 갑니다> 파스텔 풍의 동화 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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