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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철학

철학 vs 철학 : 9장 사유재산은 정당한가?

by 아련한 2021. 7. 21. 00:31

9. 사유재산은 정당한가?: 로크 VS 루소
보이는 것만 소유할 수 있다.

1. 보이는 것은 소유할 수 있다

  • 서양철학의 시조 플라톤의 사유에서 가장 핵심은 이데아. 그 이데아를 뜻하는 에이도스는 '보다'라는 뜻의 '이데인'에서 파생되었다. → 즉 플라톤의 사유가 보이는 세계를 기초로, 다시 말해 소유의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보이는 세계는 구별의 세계이고, 이런 구별은 나의 것과 너의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세계이기도 하다.
  • 플라톤 이래로 서양철학의 중심부에는 보이는 세계, 혹은 개인적 소유의 열망이 전제되어 있다.

2. 들리는 것은 소유할 수 없다.

  • 동양철학은 천명의 소리 즉 하늘의 명령을 듣는 것을 무엇보다 중시해왔다.
  • 공동체를 강조하던 동양의 전통에서 소리는 누구나 들을 수 있기에 천명은 모든 사람이 함께 들을 수 있었다. 
  • 공자 이래로 동양철학의 핵심에는 들리는 세계, 혹은 공동체적 공유의 소망이 전제되어 있다.

3. 청각적 세계와 시각적 세계의 우월은 판단할 수 없다.

  • 보는 자는 우월한 지위, 듣는 자는 열등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 보는 황제와 듣는 신하, 보는 신과 보지 못하는 인간 등...

 4. 보이는 것과 관련된 서양철학의 무의식적 욕망이 의식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근대 초기에 형성된 사유재산에 대한 논의이다.

 

로크: "내가 손댄 것은 전부 나의 것이다."

1. 로크는 사회계약론을 옹호하며 → 자유로운 계약을 위해 시민은 자유로워야 한다. → 경제적 독립이 불가능하면 시민은 자유로울 수 없다.라는 주장을 펼침

 

2. 시민의 경제적 독립을 정당화 하기 위해

  • 대지와 모든 열등한 피조물은 만인의 공유물이다. + 인간은 자신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다. → 그러므로 인간 신체의 노동과 손의 작업은 당연히 그의 것이다.  → 인간이 자연 안에 놓여 있는 것에 자신의 노동을 섞어 자신의 것을 보탠다면, 자연의 대상물은 노동한 자의 소유가 된다.

3. 로크 주장의 문제

  • '열등한 피조물'이라 표현했던 것들의 권리 문제
  • 노동 경쟁에서 소유할 가능성을 박탈당한 타자들의 권리에 대한 문제 → 이 문제에 대해 로크는 누구든 그것이 썩지 않을 만큼만 따야 한다는 주장을 함. → 하지만 화폐는 썩지 않는다. → 즉 화폐는 축적해도 된다.  

4. 로크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항상 타자의 불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내가 먼저 노동하여 얻게 된 것은 무한히 나의 소유로 삼을 수 있고, 분수를 넘을 정도로 마련한 이 물건들을 모조리 화폐로 바꿔 영원히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정당화되기 시작했다.

 

5. 무한한 소유에 대해 소유하지 못한 타자들은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이를 무력화 하기 위해 "공동체를 결성하고 스스로를 정부의 지배하에 두고자" 했다는 것이다. 

 

루소: "사유재산제는 모든 불평등의 주범이다."

1. 루소는 인간 사이의 불평등, 범죄, 전쟁, 살인, 공포 그리고 불운을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핵심 원인으로 사유재산을 이야기한다.

 

2. 로크에 대한 루소의 비판 1

토지 소유자와 투지 경작자라는 계급이 출현한다.

로크의 주장처럼 '자신의 노동을 섞어' 토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토지 소유자라고 하더라도

이후에는 단지 토지를 빌려주기만 함으로서, 노동에 개입하지 않더라도 노동의 결과물을 대부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는 로크의 사유재산 논리가 자기모순에 빠지는 대목이다.

 

3. 로크의 원칙에 따르더라도 결국 토지 경작자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약탈이나 봉기를 막기 위해 국가와 법률이 탄생한 것이다. → 결국 사유재산제가 인간의 갈등과 불신의 비극을 가져다준 제도이다.

 

4. 노동이 없음에도 결과물을 가져갈 수 있는 부당한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부당한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사유재산제를 보호하기 위한 부당한 방법이 바로 법률과 국가에 의한 강제적 통치였다.

 

5. 또 다른 문제는 국가와 법률이 제정한 공권력을 대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유재산제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고찰
사랑의 공동체를 만드는 방법, 소유에서 무소유로

로크가 사적 소유를 긍정했던 이유는 부르주아계급에게 권력을 제공하는 논리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루소는 이는 타자가 소유할 수도 있는 가능성들에 대한 원천적인 폭력이라고 폭로한다. 부당한 폭력이기에 저항이 발생하고 이를 막기 위해 국가가 출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소유=권력이라는 논리를 알 수 있다.

 

즉 소유를 철폐하면, 권력도 소멸될 것이다. 이런한 길이 너무 멀다면, 일단 우리는 소유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소유될 수 없는 것으로 회복시키는 작업을 먼저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누구도 소유할 수 없기에 아무나 소유할 수 있는 영역을 계속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수행법으로 불교의 가르침인 보시 바라밀이 있다. 타인에게 기꺼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선사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보시를 하는 순간, 생면부지의 타자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기에 우리는 그만큼 소유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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