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언어는 무엇인가? 청년 비트겐슈타인 VS 장년 비트겐슈타인
내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나의 내면을, 혹은 나의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일상적인 통념 중 하나이다. 이런 통념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타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타자와 관계할 때에만 우리는 말이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한다고 느낄 수 있다.
말과 생각, 혹은 언어와 사유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간격이 있고, 그만큼 양자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착각이 발생한다.
하지만 메를로-퐁티는 우리의 생각 자체가 언어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생각이 일종의 말하기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그럼에도 말하기에 앞서 생각이 순수하게 존재한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생각을 떠올리는 순간, 이것을 말과는 무관한 순수한 생각이라고 오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는 생각 자체 혹은 타인에게 말하기 등이 모두 동일한 말하기의 사례라는 것을 망각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어떠한 생각이든 이미 말로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의사소통에서 야기되는 절망에 노출되기 쉽다.
이때 청년 비트겐슈타인은 타자에게 말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을 구분하려고 했다.
청년 비트겐슈타인: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만 한다."
청년 비트겐슈타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던 것은 바로 명료한 삶과 명료한 사유였다.
33살의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자 했다. 저서 '논리철학 논고'라는 책을 썼는데 이때 쓴 부분과 쓰지 않은 부분은 각각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오해와 달리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없는 것을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것은 삶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을 뿐인 것으로 오히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던 것
명제, 즉 언어는 현실을 보여주는 그림과 같다고 생각했고 (그림이론) 이런 언어만이 진정한 언어이며 타자들에게 말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종의 자연과학의 명제들이었다.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다. 윤리적, 종교적, 미적인 문제들
<말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면 드러낼 수가 없다??>
장년 비트겐슈타인: "언어는 삶의 문맥과 떨어질 수 없다."
비트겐슈타인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떠나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했고 그곳의 사람들과 갈등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말할 수 있는 것만을 말하려 했던 원칙은 그저 자기 자신만의 원칙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통찰이 얼마나 제한된 것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이제 비트겐슈타인에게 있어서 언어란 모국어와 같은 것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삶의 문맥에서 사용되는 상이한 성격의 언어들을 가리킨다.
청년 시절 한 낱말의 의미가 그것이 지시하는 한 가지 대상에 있다고 생각했으나 장년 시절에는 동일한 낱말이더라도 다양한 언어들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각 언어마다 고유한 규칙이 있으며 그 규칙을 맹목적으로 배우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기 게임의 규칙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장기 게임에서 추방될 수밖에 없듯이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통용되던 규칙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트겐슈타인은 그곳에서 추방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찰 치료로써의 철학, 비트겐슈타인과 나가르주나
청년과 장년 비트겐슈타인의 차이
청년: 언어의 의미를 그것이 가리키는 실재에서 찾으려고 했다. = 개념들의 형이상학적 사용
장년: 언어의 의미를 그것의 사용 방법에서 찾으려고 했다. = 개념들의 일상적 사용
그림이론에서 게임이론으로의 전회.
비트겐슈타인은 형이상학적 개념들이 자신뿐만 아니라 철학자들을 병들게 했다고 진단했다.
언어를 형이상학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누구나 사용하는 일상적인 용법으로 사용하라.
나가르주나 또한 <중론>에서 형이상학적으로 사용된 불교 개념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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