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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돌려 읽기

나무

by 아련한 2021. 7. 1. 22:47
돌려 읽기는...

1. 책을 돌릴 순번을 정한다. ( A → B → C → D → E )

2. 참여자들은 각각 돌려 읽을 책 한 권을 준비한다. 

3.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상을 포스트지에 붙인다.

4. 정해진 기간에 다 읽은 책을 순번에 따라 다음 사람에게 넘긴다.

5. 3으로 돌아간다.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코로나로 인해 꽤 오랜 시간 운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한 회원의 의견으로 '돌려 읽기'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돌려 읽기 참여자는 5명이었고

5번째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나무 였습니다.

저를 포함해 참여자 모두의 의견이 담겨있는 책이니만큼 많은 포스트지로 두툼한 책을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인상 깊은 구절

p7
나는 세상살이가 너무 어려운 것으로 보일 때마다 짤막한 이야기를 짓곤 했다. 내가 겪는 문제의 요소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이야기를 짓고 나면 이내 마음이 평온해졌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글짓기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투명 피부
p63
인간이 진정으로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인간이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싶어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일 인류 전체가 살갗이 투명해지는 쪽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면, 자신들의 몸에 더욱 진지한 관심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의 몸보다는 눈에 보이는 자신의 몸에만 관심을 쏟는 것 같다. 만약 소설 내용처럼 투명해지는 쪽으로 돌연변이가 진행된다면 그때에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될지도...

 

수의 세계
p144
2는 자기 자신과 세계 사이의 거리를 상징한다.

1이 '나'를 상징한다면 또 다른 1은 또 다른 '나'를 뜻한다. 이는 '너'이다.

1+1은 '내'가 처음으로 인식하는 '너'이다. 이는 '타인'이며 곧 '세계'이다.

2는 자기 자신과 세계 사이의 거리를 상징한다.

라는 헛소리를 상상해 보았다.

 

황혼의 반란
p93
우리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죽음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 

 

수의 세계
p162
지식을 탐구하기 위해 공인된 과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저 자유롭다는 것만으로 자격은 충분하다.
미리 짜 놓은 틀이나 숭배의 대상이나 지배자나 선입견에 속박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자유, 그런 자유가 보장될 때 학문은 비로소 존재하게 된다.

우리는 자유롭게 생각한다고 스스로 믿고 있지만 사실 많은 부분에서 '미리 짜 놓은 틀이나 숭배의 대상이나 지배자의 선입견에 속박'된 채로 생각을 한다. 우리는 자유롭다 하지만 결국 새장 속의 자유일 뿐이다. 과학적 증명, 신문 속 기사, 유명인의 말, 종교적 가르침, 정치적 신념 등 그 어떠한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이러한 속박에서 우리는 진정 자유롭다 말할 수 없다.

 

암흑
p234
지구는 암흑세계가 되고 말았다. 어둠이 빛과 싸워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 주인에 그 사자
p252
유행을 따르는 것의 단점은 그 유행 자체가 곧 유행에 뒤지게 된다는 것이다.
어린 신들의 학교
p306
예를 들어 나는 처음에 내 백성들에게 더없이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어 주고자 했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처음 천 년 동안에는 전제군주제의 단계를 어느 정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카이사르의 경험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집권하기 전에 로마는 공화제 사회였다. 카이사르는 황제가 되려다가 살해되었다. 그 뒤로 로마 인들은 이웃나라의 왕등보다 더욱 포악한 황제들의 지배를 받았다. 민주주의는 진보된 국민들만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황혼의 반란

반란하는 노인들을 보면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다는 것은 포기를 위한 변명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으로 대표된 지배계층 즉 돈과 권력을 가진 노인들은 노인들을 격리함으로써 얻게 되는 모든 경제적, 사회적 혜택들을 온전히 받으며 호의호식하며 살아가겠지.

 

조종

왼손의 반란은 우뇌 그중에서도 손을 담당하는 부분의 반란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이런 식으로 통제력을 빼앗긴 뇌가 그 영역을 늘린다면... 그래서 뇌 역역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돼버린다면... 그리고 그 통제력을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존재한다면 

이것이 일종의 이중인격이 아닐까?

 

허깨비의 세계

매우 짧은 이야기임에도 상상력을 강력하게 자극했다. 벽이 글로 바뀌었을 때에는 만화 원피스의 악마의 열매 능력과 매트릭스의 세계관이 떠올랐다.

시스템의 오류를 찾기 위해 존재하는 가브리엘 넴로드는 향후 그의 운명을 따르게 될지 아니면 운명을 거부하며 맞서게 될지 그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종합

1. 독특한 상상력의 세계관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 소설은 재미있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2. 훨씬 뛰어난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나 초월자의 이야기는 세상의 비밀 한 가지를 알게 되는 기분이다. 마치 세상 끝에 존재하는 진실의 문을 열 수 있는 진신의 열쇠를 획득한 기분이 든다.

 

3. 중세 판타지 느낌이 나는 수의 세계나 왼손의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을 보여준 조종,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 준 황혼의 반란.... 등 여러 작품들이 내 생각의 범위를 벗어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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